[AI 이야기] 인공지능의 결정적 인물들 (1)앨런 튜링

11:3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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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9, 2021

동시에 연재를 시작한 시리즈 ‘인공지능의 결정적 순간들’에도 등장하는 AI 역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들에 관해 살펴봅니다. 첫 번째 순서로 AI의 시작을 이야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이 남긴 발자취들을 되돌아보겠습니다.

 

사실 앨런 튜링은 AI 관련 인물들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다양한 대중문화 컨텐츠를 통해 소개될 정도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죠. 그의 생애를 다룬 베네딕트 컴버비치 주연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애플 로고의 한 입 베어 물은 사과 관련 속설, 다양한 SF 작품에서 패러디한 튜링 테스트, …

모두 언젠가 한번쯤 보거나, 들어본 것 같지 않으신가요?

실제 앨런 튜링과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속 그의 모습, 출처

다만 대중문화에 소개된 그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픽션에 불과합니다. 사실인 것도 많지만, 잘 못 알려진 것도 꽤 많죠. 이번 기회를 통해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존경받는 그가 남긴  실제 업적들을 위주로 간략히 살펴봅니다.

 

 

애니그마 암호 해독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속 튜링 봄브, 출처

앨런 튜링은 제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직접 전장을 누빈 것은 아니었고, 수학적 재능을 이용해 코드브레이커(codebreaker)로서 활약했죠. 당시 가장 높은 수준의 암호 체계로 유명했던 독일군의 애니그마 암호 해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수 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기여했습니다.

 

튜링은 암호 해독 책임자로서 튜링 봄브(Turing Bombe)라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 장치를 이용해 엄청난 수의 가능한 애니그마 조합을 시뮬레이션해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었죠. 또한 튜링 봄브는 이후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밍 가능한 전자 디지털 컴퓨터로 간주되는 클로서스(Colossus)**의 개발로도 이어졌습니다.

 

 

튜링 머신(Turing Machine)

실제로 재현한 튜링 머신의 모습, 출처

튜링 머신은 '튜링이 알고리즘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가상의 기계'**입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간단한 형태의 컴퓨터라고 볼 수 있죠. 현대 컴퓨터의 메모리에 해당하는 무한히 긴 띠, CPU에 해당하는 기호를 읽는 기계로 구성한 가상의 장치를 고안한 것입니다.

 

하지만 튜링이 실제로 이 기계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오로지 수학적 상상을 통해 개념과 구조를 제안하였죠. 다만 이 기계를 이용해 모든 형태의 기계적인 계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1936년 논문 "계산 가능한 수와 결정성 문제에의 응용"을 통해 튜링기계(이 글에서는 논리적 계산 기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를 다음과 같이 기술합니다.

 “...무한한 저장공간은 무한한 길이의 테이프로 나타나는데 이 테이프는 하나의 기호를 인쇄할 수 있는 크기의 정사각형들로 쪼개져있다. 언제든지 기계속에는 하나의 기호가 들어가있고 이를 "읽힌 기호"라고 한다. 이 기계는 "읽힌 기호"를 바꿀 수 있는데 그 기계의 행동은 오직 읽힌 기호만이 결정한다. 테이프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서 모든 기호들은 적어도 한번씩은 기계에게 읽힐 것이다.”***

 

 

튜링 테스트(Turing Test)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이후 인공지능의 연구에 엄청난 영향을 준 중요한 개념이죠.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면 기계의 지능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현대적인 컴퓨터도 나오기 전 튜링이 그 방법을 제안한 것입니다.

“Can machine think?”이란 질문으로 시작하는 논문 ‘컴퓨팅 기계와 지능’, 출처

1950년 튜링은 논문 ‘컴퓨팅 기계와 지능(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을 내놓습니다. 이 논문은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Can machinethink)?”라는 유명한 질문으로 시작하죠. 그리고 그 대답으로 제안한 것이 모방 게임(Imitation game)이라는 아이디어입니다.

 

튜링테스트는 각각 다른 공간에 인간과 기계, 이 둘을 판별하는 질문자를 두고 진행하게 됩니다. 질문자는 질문과 응답을 통해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게 되죠. 즉 만약 질문자가 분별할 수 없다면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튜링은 논문을 통해 생각하는 기계를 가능하게 만들 기계 학습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그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모방 게임을 통과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고, 2000년이 되면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이라 예측했죠.  1950년 당시 이런 생각을 한 그의 놀라운 통찰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무리하며

영국 중앙은행이 공개한 앨런 튜링이 새겨진 새 50파운드 지폐, 출처

지난 3월 영국 중앙은행은 새 50파운드 지폐의 주인공으로 앨런 튜링을 선정했습니다.*** 스티븐 호킹, 마거릿 대처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결과였죠. 안타깝게도 불운하고 짧은 삶을 살기는 했지만, 그의 업적 만큼은 후세에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1912년 생인 튜링이 태어난 지 이미 100년도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있죠. 그가 없었다면 어쩌면 오늘날의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을 것이고, 적어도 훨씬 느린 속도로 발전했을 것입니다.

 

튜링은 결국은 기계가 그가 고안한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매우 제한적인 환경의 시험을 제외하고는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알려져 있죠. 그만큼 그가 남겨놓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우리가 노력해야 할 날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 https://ko.wikipedia.org/wiki/에니그마의_해독
** https://ko.wikipedia.org/wiki/콜로서스_(컴퓨터)
*** 인용 https://ko.wikipedia.org/wiki/튜링_기계
****  https://ko.wikipedia.org/wiki/튜링_테스트
***** 컴퓨터 과학 선구자 앨런 튜링, 호킹 제치고 영국 50파운드 새 지폐 주인공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5138

References

[1] https://en.wikipedia.org/wiki/Alan_Turing

[2] https://ko.wikipedia.org/wiki/앨런_튜링

[3] 50파운드 지폐로 알아보는 튜링의 생애와 업적 https://sciencebooks.tistory.com/1601

[4] 앨런 튜링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https://news.unist.ac.kr/kor/unist-magazine-2016-autumn_our-idol-scientists/

[5] 인간의 마음을 연구한 앨런 튜링 https://www.kdata.or.kr/info/info_04_view.html?field=&keyword=&type=techreport&page=44&dbnum=174215&mode=detail&type=techreport

[6] 앨런 튜링 논문의 번역문 http://aitimes.org/wp-content/uploads/2017/02/Allan_turing_Paper_1950_한국어번역.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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